집 근처 산을 올랐다. 길옆의 소소리바람을 뚫고 제비꽃이 옹망추니 목을 빼고 있다. 장승처럼 버티고 선 이정표를 따라 걸음을 옮겨 놓는다. 비탈길에 엉거주춤 한쪽 발을 디밀고 서 있는 소나무가 비라도 오면 쓸려갈 듯 위태해 보인다. 살대 하나 없이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 보인다. 세풍을 혼자라도 겪은 듯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군데군데 나 있는 옹이를 보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너도 많은 굴곡을 안고 살았구나.’ 외부적인 자극이야 따끔거리는 정도의 흉터만 남기지만 마음속의 상처는 아문다고 완전히 아물어지는 것은 아닐 터이다.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지인을 만났다. 심리상담 교육을 받다가 만나게 된 사람이다. 새로운 누군가와 연然이 되어 서로를 알아주고 힘이 된다는 것이 오롯한 기쁨이었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