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겨울 거리는 바람 소리만 요란하다. 미처 떠나지 못한 낙엽들이 거리를 헤맨다. 저들의 거처는 어디인가. 이 광활한 우주에 떠돌이로 돌다가 생을 마치는 건 아닌지 이름 모를 노숙자들의 삶 같아 쓸쓸하다. 안동은 정신문화의 고장이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을 비롯해 도산서원, 퇴계 종택, 농암 고택, 군자마을 등, 양반 고을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쉰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 독립운동을 한 애국자들의 비석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안동은 한국 근대 최초의 갑오의병이 일어난 한국 독립운동의 발상지가 아닌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 유공자, 자정 순국자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내 조상의 고향이기도 해서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 안동 땅을 밟으니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