뽁뽁이 김근혜 요즘 뽁뽁이가 인기다. 유리나 깨지기 쉬운 물건을 싸는 포장지가 난방용 단열재로서 훌륭한 소재가 되었다. 비닐에 볼록볼록 튀어나온 것을 장난삼아 봉숭아 씨앗 터뜨리듯 톡톡 터뜨리던 에어캡이 바람막이 노릇을 한다. 우리 집은 남향이라 태양열로 인해 낮 동안은 난방하지 않아도 추운 줄 모르고 지낸다. 저녁 한 차례만 난방해도 훈기가 돈다. 그래도 북쪽에 있는 아이들 방은 해가 들지 않기 때문에 웃풍이 좀 있다. 아이들 방에 장미꽃 그림이 있는 뽁뽁이를 붙였다. 썰렁해 보이던 방이 봄을 맞았다. 추운 겨울임에도 아이들 방은 장미향이 가득한 5월이 되었다. 뽁뽁이를 보니 주택에서 살던 때가 생각난다. 허허벌판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은 모든 것을 날려버릴 기세였다. 집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지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