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끝? 키 작은 문어 머리 H네 암자. 코딱지만한 데 사람들은 들끓어. H는 입담이 좋고 잘 삐져서 ‘아줌마’로도 불려. 사람들 끌어모으는 재주가 남달라서 시주가 떨어지질 않아. 그한테 가면 쉽게 명예를 살 수 있어서 돈을 싸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 돈은 많은데, 물건은 제 구실을 못하고 명예는 얻고 싶은 사람들. 그러니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지. 그의 손을 거치면 도금한 것 같이 돼서 수상작이 될 때가 많아 그러다 보니 그의 손을 빌어 명예를 얻는 거지 난 그를 교주라 불러. '선생'과 '교수'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은 그를 '교수'라 불러 교주의 암자는 점점 커져 갔지. 알량한 권력을 휘두르면서 돈을 많이 주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암자에 명부를 새겨주지. 돈을 조금 준 사람은 도마 위의 생선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