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많은 터널을 만난다. 컴컴한 터널을 빠져나가면 희망의 빛이 어려 가슴이 잔뜩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언덕을 오를 때면 온 힘을 다해 뿌앙하는 기차 경적 소리가 고단한 인생을 넘어가는 부모님 같기도 하다. 기차여행이 아니면 느껴보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이다. 추억 속의 터널이 와인을 빚는 저장고가 되었다. 온도와 습도가 일정해서 와인이 발효 숙성되기에는 적당한 곳이라고 한다. 일교차가 심한 인간의 마음 온도와 비교된다. 인간 마음에 높낮이가 있는 것은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탈이 나게 마련이니 적절하게 조율하면서 살라는 신이 준 숙제인지 모른다. 잠시 카페에 앉아 감 와인을 시켜두고 다리쉼을 한다.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홍시를 무더위에 먹는 얼얼한 맛이 일품이다. 이국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