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푸른 벽이었다. 멀리서는. 그러나 다가갈수록 숲은 훌륭한 배후가 된다. 나무들이 온통 하늘을 덮고 있다.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한 아파트 삶이 아닌가. 때맞춰 걷는 숲. 그늘이 따가운 햇살을 가려준다. 그루터기에 앉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올려다본 우듬지들이 예술작품이다. 일부러 그리기도 어려운 수채화다. 아마존 거대한 숲 사이로 이리저리 흐르는 물줄기를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멀찍이서 짐작한 내 착각이 저만치 물러난다. 우듬지들은 서로가 닿지 않게 절묘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하늘을 조각조각 나눈 절묘함. 그 공간을 통해 우듬지 아래의 가지와 이파리에 빛을 나누고 있다. 잘 균열이 된 거북 등을 닮았다. 이리저리 트인 공간 사이로 하늘은 맑고 푸른 기운을 숲 안으로 쏟아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