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현주소 김근혜 “문자왔숑.” 반가운 마음도 잠시 문자를 확인하는 순간 찬물 세례가 얼굴로 쏟아진다. “정기구독은 무립니다. 앞으로 책은 보내지 말아 주세요.”, “구독 기간이 끝나면 향후 책은 보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책을 받는 일이 언제부터 불쾌한 일이 되었을까. 번거롭고 귀찮은 존재로 전락했을까. 형편없는 물건 받은 것처럼 짜증 섞인 어조다. 보낸 사람의 얼굴을 생각해서 유순하게 말할 수는 없을까. 한 달에 몇 권을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이해는 가지만 상대방의 마음도 헤아려서 정중하게 거절한다면 유쾌한 인간관계가 되지 않을까. 그래도 “고맙습니다.”라는 문자로 대신한다. “누가 책을 보내라고 했나, 오는 책이 너무 많아서 읽을 시간이 없다, 책 같지도 않은 책은 뜯어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