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항해 2

인생항해/김근혜 수필가

인생 항해 김근혜 작은 아이는 착한 해커이다. 중학교 다닐 때, 우연히 접하게 된 삼촌의 프로그래밍 책이 인생 항해의 출발점이 되었다. 남들이 많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 처녀항해의 닻을 올렸다. 대양에서 낚아 올리는 C언어는 어린 아들을 잡아당기는 미늘이었다. 암호 같은 언어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세상을 배워가고 있었다. 호기심이 건넨 열정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신나는 여행이었을 것이다. 사춘기 소년이 소녀를 만났을 때의 설렘 같은 기분이었으리라. 해킹 공부는 소심한 아이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내게 하는 무대였다. 자신감에 찬 날은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가끔 책과 투닥거릴 때는 절교라도 할 것 같아 옆에서 지켜보는 내내 조마조마한 적도 많았다.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는 아이가 기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