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네기 아리랑 - 서랍 정리를 하다 통장을 뒤졌다. 남편은 몹시 불안한 듯 보였다. 갑자기 통장을 보여 달라고 하니 슬금슬금 피한다. 이십여 년 동안 살면서 통장을 보자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럴 만도 했다. 아주버니는 교통사고로 한쪽 눈을 다쳐서 직장을 잃었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술로 나날을 보내다 고향으로 내려갔다. 시동생들은 아주버니가 자리 잡을 동안 생활비를 보태기로 했다. 동생들이 보태주는 것을 처음에는 체면치레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당연히 여겼다. 문중들의 남는 땅을 경작했지만, 경험이 없는 터라 실패를 거듭했다. 벼농사만으로는 별 수확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듬해에는 동네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수박농사를 지었다. 몇 년 동안은 그럭저럭 수익을 냈다. 수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