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스러운 신음 김근혜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는 할머니를 만났다. 손수레에 실린 파지, 술병, 깡통, 잡동사니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려 있다.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할머니는 손수레 모는 일조차 힘에 부쳐 곧 넘어질 것 같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쌓아둔 폐지를 가져가라고 할머니에게 사무실 비밀번호를 가르쳐 줬다. 그런데 쓰고 있는 가재도구를 몽땅 가지고 갔다. 직원들과 밥도 해먹고 라면이라도 끓일 요량으로 솥 몇 개, 수저 몇 벌 등을 갖춰두었었다. 깨끗이 닦아두지 않았더니 버리는 것으로 알았나 보다. 사무실에서 가져간 가재도구가 쇠붙이라서 횡재했다고 감사의 말을 거듭했다. 온종일 다녀도 몇천 원 벌기가 쉽지 않고 헛걸음하는 날이 더 많다고 했다. 얼마 전에 고급 승용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