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곡지 2

반곡지/김근혜수필가

반곡지에 들렀다. 비에 젖은 연둣빛 버드나무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봄의 눈짓에 화답하듯 새들의 지저귐도 정겹다. 나뭇잎은 4월을 벗으려는 듯 군데군데 초록 띠를 두르고 있다. 반곡지를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 등쌀에 도화밭은 몸살을 앓은 흔적이 역력했다. 무심한 발자국에 상처난 도화 송이를 어루만져 본다. 애써 마음을 넓혔을 도화가 기특해 보인다. 나뭇가지 몇 개 꺾어 경계를 만든 주인의 애타는 심정이 울면서 웃었던 건 아닐까. 반곡지는 유일한 쉼의 장소가 되었다. 세상 어디에도 있는 연못이지만 여기는 특별하다. 4월의 반곡지는 ‘Deep Purple의 April’이 수면 위로 흐른다. 웅장하고 경쾌하면서 클래식한 리듬이, 잠자는 영혼을 쩡쩡 깨운다. 반곡지에 와서 이 선율에 빠져보라. ..

반곡지-김근혜

반곡지 김근혜 반곡지를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 등쌀에 복숭아꽃이 몸살을 앓는다. 제 스스로 저어할 수 없는 꽃송이의 옹알이가 아린 오후다. 그래도 자신을 찾는 이들에게 마음 넓혔을 것을 생각하니 기특하다. 나뭇가지 몇 개 꺾어 경계를 만든 주인의 애타는 심정이 울면서 웃었던 건 아닐까. 세상 어디에도 있는 연못이지만 반곡지는 특별하다. 유명한 출사지로 알려지기 전부터 나만의 장소였다. 슬픈 일, 화난 일도 이곳에 오면 편안해진다. 특히 4월의 반곡지는 Deep Purple의 April이 수면 위로 흐른다. 웅장하고 경쾌하면서 클래식한 리듬이 잠자는 영혼을 쩡쩡 깨운다. 반곡지에 와서 이 선율에 빠져 보라. 까닭 없이 외로울 때도 이곳에 와 보라. 마르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 같은 샘 하나 있으니. 누이 같..

근* 글 2018.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