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뒤에 나목으로 이뤄진 숲이 있다. 저 나무들은 아마도 참나무일 것이다. 누가 심은 게 아니라 원래 이 땅에서 절로 돋아난 나무들. 참나무에 꿀밤이 열리면 꿀밤나무다. 도토리를 꿀밤이라고 부르지 상수리라 부르는 건 들은 적이 없는데 나무일 땐 도토리나무보다 상수리나무라고 부르는 빈도가 더 높은 건 왜일까(난 아직도 세상에 이렇게 모르는 것 투성이다). '참'이라니, 그 외의 다른 나무는 '거짓'나무라도 된다는 뜻일까. 전에 꿀밤 나무에 관해 들은 이야기가 있다. 산에 꿀밤이 열리면 그걸 다람쥐가 먹고 꿀밤을 먹고 사는 다람쥐를 오소리 같은 좀 큰 짐승이 잡아먹고 오소리를 잡아먹는 너구리같은 더 큰 짐승을 또 호랑이가 잡아먹고, 그런 먹이사슬의 고리가 제대로 꿰어지자면 맨 아래사슬엔 꿀밤나무의 존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