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시조방

[스크랩] 2012년 12월 샘터시조 선

테오리아2 2018. 12. 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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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순  

<물수제비>

 

납작돌 담방담방 물 위로 걸어간다

남사당패 외줄 타듯 아슬아슬 무게중심

우리네 펼친 운명도 저와 같은 것이리

 

 

손확선  

<시계바늘>

 

시침은 할아버지 느릿느릿 움직이고

분침은 우리아빠 느긋하게 즐기는데

나는야 학원길 바빠 째깍째깍 초침이다

 

 (뽑는 말) 시조를 잘 짓기 위해서는 먼저 시창작이론을 공부해야 합니다. "좀 경쟁이 약한 시조를 써볼까" 한다면 좋은 시조를 짓지 못하게 됩니다. 건축가에게 건축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냐고 물으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건축은 일본식 표기로 세우고 쌓는다는 뜻인데, 우리 표현으로는 '짓는다'고 해야 한다. 안에 사는 살림구조 '안살림' 공간을 짓고 추녀도 춤사위를 들어올리듯 아름답게 짓는 것이 우리 건축이다" 글도 세우고 쌓는 것이 아니라 안밖으로 리듬있는 집을 짓는 것입니다.

 

 이 달에 뽑은 두 편은 나무로 말하면 잎들만 살랑살랑 나부끼는 느낌 입니다. 뿌리를 한 句, 한 章 정도는 갖추어야 합니다. 즉 철학적 주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물수제비>의 종장이 그 주제의식이 되는데. 직설화법을 썼기 때문에 확장성이 없습니다. 비유와 은유를 함께 써야 보다 깊고 넓은 시조가 됩니다. 시조는 작은 틀입니다. 작은 그릇을 크게 사용 하려면 파일을 압축해 담아야 하고 그 방법은 상징 즉 은유와 비유입니다. -최길하-

 

 

아우라지 기차는

                       최길하

 

아우라지 기차는 소 먼저 건네주고

손짓하며 오는 아낙 기다렸다 같이 간다

꽃 피는 동네 앞에선 부러 고장도 난다.

 

늙은 암소 논 삼듯 아우라지 노 젖듯

음정박자 다 놓치고 굽이굽이 뒤처진 세월  

콩 심고 옥수수 심고 뻐꾹새 뒷따라 간다.

 

이 골 저 골 다 들려서 꽃구경 다 하고

이 물 저 물 다 건너서 술참도 얻어먹고

비탈밭 거름재 내듯 하루 한 짐도 벅차다. 

 

 

 

출처 : 제천문인협회
글쓴이 : 최길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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