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업고 동생을 업고 정성화 박수근의 그림 ‘아이 보는 소녀’를 보고 있다. 이마를 일직선으로 가로지른 상고머리에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의 소녀는 동생을 업은 채 해맑게 웃고 있다. 앞코가 둥그스름한 까만 고무신이 소녀가 입고 있는 무명치마와 어우러져 더욱 소박한 모습이다. 소.. 그룹명/수필 방 2011.12.23
제3회 천강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봄, 수목원을 읽다 윤 승 원 봄, 수목원은 만연체다. 온갖 나무와 풀들이 저마다 화려한 문장을 쓰느라 술렁거린다. 노랗고 빨갛고 흰 색깔들이 나의 독서를 유혹한다. 나는 청명의 안개 속을 걸어 만화방창 꽃의 문장 속으로 들어간다. 병아리 깃털 같은 햇살이 민들레처럼 피어나.. 그룹명/수필 방 2011.12.23
『제3회 목포문학상』 수필부문 신인상 「끝」 박시윤(대구광역시 남구) 땅 끝에 와 있다. 물결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바다 앞에 아이를 안고 섰다. 바알갛게 부서져 내리는 노을이 아이와 나의 얼굴을 물들이고 있다. 해는 수평선 끝에서야 비로소 마지막 한계를 불살라 놓고 유유히 사라진다. 묽은 어둠이 깔리기 시.. 그룹명/수필 방 2011.12.23
2012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수필 <껌> 박시윤 참 오래토록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유년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지 않았다면 그의 존재를 잊고 살았을 것이다. 몇 백 원 하지 않는 가벼운 값어치만큼 있는 듯 없는 듯했다. 언제부터 자리하고 있었는지 기억에도 없는 껌은, 유통기한이 지나 먹을 수 없는 음식처럼 .. 그룹명/수필 방 2011.12.23
줄 줄 김근혜 햇살 머금은 강물 위로 하얀 나비 떼가 나폴나폴거린다. 소슬한 바람을 타고 뱃사공의 구성진 노랫가락에 맞춰 나룻배가 닻을 내릴 것만 같다. 강원도 황지에서 출발하여 낙동강, 봉화에서 흘러드는 내성천, 문경의 금천 물줄기가 만나 삼강을 이룬다. 서로 다른 세 갈.. 그룹명/수필 방 2011.12.23
부부나무 부부 나무 김근혜 욱수산은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어서 좋다. 어느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작은 들풀조차도 환희를 자아내게 한다. 하찮게 보이는 돌멩이도 디딤돌이 된다. 돌돌거리는 냇물소리는 또 어떠한가. 세상과 겉놀던 마음을 말끔히 씻어 준다. 돌탑을 보면서 짧.. 그룹명/수필 방 2011.12.23
[스크랩] 틱낫한 -세상을 떠나는 자의 시- 틱낫한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여기에 도착하고 있으니까. 자세히 보라.나는 매순간 도착하고 있다. 봄날 나뭇가지에 움트는 싹 새로 만든 둥지에서 노래연습을 하는 아직 어린 날개를 가진 새 돌 속에 숨어 있는 보석 그것들이 바로 나 .. 그룹명/시 방 2011.06.16
연(鳶) /노 신 북경의 겨울은, 땅에는 아직 쌓인 눈이 남아 있고 거무스름한 마른 나무 가지가 갠 하늘에 솟아나오고 있다. 먼 하늘에 연이 한두 개 너울거리는 것을 보면 나는 까닭없이 놀라움과 슬픔을 맛본다. 고향에서 연을 날리는 계절은 2월이다. 바람결을 베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우러러 보면, 엷은 검은.. 그룹명/수필 방 2011.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