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술 후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해서 매일 대신공원을 찾는다. 처음에는 집안에서 5백 보씩 1주일 걷고, 다음은 1천보씩 1주일 걷다가 가까운 구덕산 밑에 있는 공원을 찾게 된 것이다. 남편은 일찍 퇴근해서 걷기 운동을 하루도 쉬어서는 안 된다며 내 손을 끌며 앞장을 선다. 공원 입구에는 자갈이 듬성듬성 박힌 흙길이 정갈하게 닦여 있다. 길 옆 산비탈 바위 틈새에는 철쭉꽃이 피어 있고, 다른 한쪽은 사철나무가 알맞은 높이로 손질되어 있다. 공원에는 1백 년 이상 된 삼나무 수백 그루가 쭉쭉 뻗어 있고, 그 사이에 크고 작은 잡목들이 층을 이루며 푸른 잎새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길을 따라 조금 거닐면 숲은 싱그러운 나무 향으로 가득하다. 길모퉁이를 돌면 꽃 향기가 코끝을 스치기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