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박스 안에는 기타가 하나 걸려 있었다. 그것은 디제이 형이 가장 아끼는 보물1호였는데, 헤드 부분이 F자 모양으로 멋진 곡선을 이루고, 바디 아래쪽에 ‘펜더(Fender)’라는 글씨가 박혀 있는 전자기타였다. 그는 디제이박스 안에서 틈만 나면 기타를 꺼내 깨끗한 수건으로 정성 들여 닦곤 했다. 그리고 어떤 기타리스트가 펜더를 사용하고 또 어떤 기타리스트가 깁슨을 사용하는지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깁슨과 펜더의 소리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직접 판을 틀어주며 우리에게 비교해주기도 했다. (……) 다방 문을 여는 순간 안에서 귀를 찢을 듯한 소음이 들려왔다.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디제이박스 안에서 나는 기타 소리였다. 입구에서 힐끗 쳐다보니 디제이 형이 앰프에 선을 연결해서 기타를 치고 있었다. 그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