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김선생은 강의에 꼭 필요한 책이 한 권 있어서 버스를 타고 교보문고엘 갔다. 물론 집을 나서기 전에 지갑을 열어 보았다. 만 원짜리 다섯 장, 천 원짜리 한 장이 얌전하게 들어 있었다. 비싼 책 살 것도 아니니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었다. 책값은 한 권을 더 사게 되어 이만팔천 원이었다. 그런데 책을 사 들고 버스를 기다리다가 친구 한 사람을 만났다. 주유소 하는 강사장이다. “교수님께서 웬일로 여기 서 계시니?” “음, 책 한 권 샀어. 사장님께선 웬일이시니?” 그들은 충청도 먼 골짜기 같은 고등학교의 입학·졸업 동기다. 서울에 그런 사람이 몇 있어서 매달 한 번씩 모여 삼겹살 구워 놓고 소주 한잔씩들을 한다. 회비는 만오천 원. 만 원 먹고 오천 원은 적립을 하는데, 이 회비가 많은 거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