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웃기는 녀석이다. 부끄럽지도 않은지 엉덩이를 냅다 들이밀고 살랑살랑 흔들어 대는가 하면, 고맙다고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도 한다. 슬플 때는 닭똥 같은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을 지은 채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자존심은 어디에 팔아먹었는지 미안하다고 할 때는 손발이 없어지도록 비벼댄다. 건조하고 딱딱한 글자만으로는 세심하게 전달되지 않는 감정의 결을 오버액션으로 전달해 주는 이모티콘이야말로 문자 메시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방의 감초다. 처음에는 방정을 떠는 이모티콘이라는 존재가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문자를 보낼 때는 자칫 버릇이 없어 보이지 않을까 싶어 망설여지기도 했다. 자주 보면 정이 든다는 것은 사람에게만 한정된 말이 아니었다.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