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김근혜 미풍 한 줄기처럼 다가온 그녀. 보랏빛 들국화였다. 무리 속에 있어도 유달리 눈에 드는 미소는 마음을 끄는 자석이었다. 시름을 담은 눈빛 속에서도 맑은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가 선물이라며 대추 엑기스를 내밀었다. 가을부터 주겠다고 했는데 잊고 있었다며 긴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주는 것만 잊은 것이 아니고 유통기한도 깜빡했나 보다. 유통기한이 넉 달이나 지나 있었다. 차마 아름다운 마음에 미안함을 얹기 싫어서 함구했다. 살다 보면 입에 자물쇠를 채워야 하는 날도 있다. 그녀의 정이 담긴 엑기스를 차마 버릴 수 없어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내 마음에 그녀를 담아 둔 것처럼. 오래 알고 지낸 지인도 그런 적이 있었다. 가끔 만나 차도 마시고 마음도 나누는 사이다. 한번은 벌레 먹은 복숭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