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언니가 발이 아프다고 한다. 어릴 때 얼었던 발가락이 겨울만 되면 덧나기 때문이란다. 고무신 하나로 추운 겨울을 견디던 때라 나도 고생한 적이 있었지만 오래전에 다 나았다. 60년도 더 된 상처가 언니에겐 왜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일까.? 열 살이 되던 해 어느 날, 학교에 갔다 오니 셋째 언니가 없었다. 전에도 두 번이나 가출한 적이 있어 아버지가 찾아오곤 했었는데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얼마 뒤 어느 집 식모가 되었다 하고 공장에 취업을 한 것 같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러나 누구도 적극적으로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언니의 가출은 그렇게 식구들에게 잊히고 말았다. 언니를 다시 만난 것은 15년이 훌쩍 지난 뒤였다. 내가 결혼을 하고 서울에서였다. 재개발 지역 반지하 단칸방에서 택시 운전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