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파요 김근혜 요즘 아이들의 축 처진 어깨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늘 피곤함에 지쳐 있는 어두운 모습이다. 깔깔거리며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이 좀체 눈에 띄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늘 허덕인다. 저녁 7시에 집에 돌아간다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만나고는 적잖이 놀랐다. 조그마한 어깨에 매달린 책가방이 아이를 땅으로 자꾸만 내려 앉힌다. “어깨가 아파요”라는 말에 무심히 지나칠 수 없어서 책가방을 들어주었다. 묵직하니 등짐 같다. 비단 그 아이만의 얘기는 아니다. 내 아이의 일이고 세상 모든 아이의 말이다. 세상 짐에 짓눌려 있다는 말 같아서 눈시울이 뜨거웠다. ‘그래, 너희가 아픈 건 어른들 탓이야.’ 이 학원, 저 학원을 돌다가 해가 뉘엿해질 무렵에야 귀가하는 아이가 남의 일 같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