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감정 상태에 따라 표현법도 다른가 보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없는 곳에서 메시지 전달은 더 말할 나위 없는 듯하다. 몇 해를 친숙하게 지내던 지인과 하루아침에 불통이 생기니 말이다. 남편과 미국을 다녀오니 전국이 불볕이라 미 서부의 뜨거운 공기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여독을 풀기도 전에 할 일이 많았다. 자동으로 꺼지기를 반복하던 손전화기를 새것으로 바꾸고 나니 열흘 넘게 물 구경 한 번 못한 텃밭도 돌봐야 한다며 남편은 발길을 재촉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버린 밭을 남편 혼자 해결하기에는 턱없는 일인지라 다른 이의 힘이 필요했다. 예초기 두 대에 시동이 걸리니 곁에서 누가 말을 걸어도 들리지 않을 만큼 소음이 대단했다. 감자를 심어둔 곳에 잡초를 헤집고 보니 말라버린 감자 줄기와 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