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사용 설명서/김근혜 내 이름은 아내입니다. 함부로 다루거나 힘을 남용하면 금방 흠이 납니다.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럽게 다루어 주세요. 탈이 나면 평생 툴툴거립니다. 고장이 났을 땐 즉시 고치는 게 좋습니다. 버려두면 수리할 수 없어집니다. 아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건성으로 들어서 같은 얘기를 몇 번씩 하면 화가 납니다. 시시콜콜한 말이라도 추임새를 넣어가며 공감해 주세요. 아내들의 수다는 자가 치료인 생존수단입니다. 가슴의 울림까지 들어준다면 더 행복하겠지요. 사냥꾼 모드가 작동해서 빨리 일어나고 싶을 땐 간단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의사를 전달해보세요. 주의할 것은 해결사 탐지기를 작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내는 답을 구하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남편과 같이 있고 싶고, 자신의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