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선선하다. 가끔 성난 바람이 불어와 탁자 위에 놓인 안경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자바 해(Java S ea)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짠 내음이 코 끝을 스치며 맥주의 향과 함께 공기 중에 잘 버무려진다. 내가 머물 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마카사르는 그런 곳이다.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양의 뜨거움만큼 유명하고 더 불어 이곳을 기착지 삼아 드나드는 수많은 배들도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으리라. 이 먼 타국(他國)에 서 나는 나의 고향, 서울을 생각하고 또 그 가을의 맑고 시원한 단풍잎의 싱그러움과 함께 바쁜 도시인(都 市人)들의 거친 숨소리와 ‘또깍또깍’소리 내어 걸어가는 구둣발 소리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시크 한 듯 속도 있는 서울 말씨와 도시 이곳 저곳의 카페에서 스며져 나오는 볶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