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일이다. 나는 어느 조그만 변두리 중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 그때 내 자리는 어떤 여선생님의 건너편이었는데, 우리 사이에는 낡은 철제 책상이 두 개, 그리고 그 경계선쯤 되는 곳에 크리스털 꽃병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녀의 피부는 흰 편이었고 치열은 아주 가지런했다. 소리 없이 웃는 모습이 소녀처럼 해사했다. 그 크리스털 꽃병 같았다. 나는 가끔 꽃병 너머로 그녀쪽을 건너다보았다. 그 때마다 움직이고 있는 그녀의 희고 가냘픈 손이 나의 시선으로 들어오곤 했다. 색종이로 별을 접고 있었다. 공책 한 칸 넓이만큼씩 잘라 놓은 색종이를 오각형이 되게 요리조리 접었다. 접기가 끝나면 손톱끝으로 다섯 개의 귀를 살리면서 허리 부분을 살작 눌러 주면 금세 살아 통통한 예쁜 별이 태어나는 것이었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