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면 되돌아 와야 한다. 길 떠날 때는 즐겁고 신이 나지만 돌아올 때는 초조하고 스산하다. 명절 때도 귀향길보다도 귀경길이 더 정체가 심하고 사고가 많이 나는 것도 이런 조바심 때문일 듯싶다. 떠난 길을 되돌아오려면 U턴 지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 지점은 길 위일수도 있지만 고향집이나 유원지나 명승지일 수도 있다. 우리 인생행로에도 U턴 지점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사십대까지 앞만 보고 살았다.가구나 가전제품만해도 우리 집에 그게 정말 필요한가보다는 남들도다들 그런 것들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장만할 이유가되었다. 물건만이 아니라 먹는 것까지도 그랬다. 요리책을 참고로 식단을 짜고 아침에는 밥 대신 빵을 먹었다. 삼시 밥을 차린다는게 억울했고 아이들의 입 맛도 그렇게 보수적으로 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