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둔탁한 소리가 한밤의 고요에 파문을 일으켰다. 가로등 빛을 받아 은행잎이 노랗게 빛나는데, 그 아래에서 한 노인이 쇠지레로 무언가를 두들기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노인이 부수는 그것은 초저녁에 내가 내다버린 의자였다. 몇 년 전, 증권사 사무실을 철거하는 현장을 지날 때였다. 폐기물더미 옆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나뒹구는 의자가 눈에 띄었다. 한눈에 보아도 그것은 비싼 의자였다. 마침, 쓰고 있는 의자가 수명을 다해 새 것을 사려던 참인데, 버릴 거면 하나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니 인부는 대수롭지 않은 듯 허락했다. 그 중 나은 걸 고르자는 셈법에 선뜻 만 원을 건네고 나서 등받이가 높은 의자를 골랐다. 의자는 손볼 곳이 많았다. 덜그럭거리는 팔걸이며 삐걱거리는 허리며 윤기 잃은 가죽이며, 중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