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침착하지 못한 사람을 두고 덜렁댄다고 한다. 나는 침착해 보인다는 말을 가끔 듣는데 겉보기와 달리 상당히 덜렁대는 편이다. 단적인 예로 나는 집 안에서 내가 보관해둔 물건을 잘 찾아내지 못한다. 그런 약점을 감안해 잘 보관한다고 해도 그런 물건일수록 더 못 찾으니 그런 때는 참말이지 답답해 미칠 노릇이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지 보관에 문제가 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집에서 내가 찾지 못하는 물건을 찾아내는 사람은 항상 큰딸이다. 딸은 본인이 둔 물건을 그렇게나 못 찾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자기가 둔 물건이 아닌데도 그리 쉽게 찾아내는 딸을 이해하지 못한다. 분명히 비결이 있다 싶어 물어보지만 대답은 항상 똑같다. 물건의 종류에 따라 보관할 만한 장소가 대강 짐작이 가지 않느냐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