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상/아름다운 원시(遠視) / 김영식 어느 날부터 눈이 침침해지면서 책읽기가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가까운 것들은 자꾸 흐릿해지는 데 눈을 들면 그러나 먼 것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무슨 큰일인가 싶어 황급히 안경점을 찾았으나 자연스 런 노화현상이니 너무 걱정 말라는 것이었다. 순간 마음이 울적해졌다. 싱그러웠던 내 젊은 날이 늦가을 낙 엽처럼 천천히 나를 떠나고 있었다. 매양 봄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가을의 끄트머리에 서있었던 것이다. 시간을 붙잡을 순 없을까? 눈이 더 흐려지기 전에 서둘러 안경을 맞추어야겠다고 작정했다. 눈이 차츰 희미해진다는 건 얼마나 쓸쓸한 일이겠는가? 더욱 그것이 노화현상이라니. 세월 앞에선 아무 것 도 무한한 것이 없구나하고 생각했다. 잠시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