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

'박이'와 '배기'

테오리아2 2016. 1. 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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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양지머리뼈의 한복판에 붙은 기름진 고기를 무엇이라고 할까? 음식점 차림표에는 ‘차돌박이’ ‘차돌배기’ ‘차돌바기’ 등 제각각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정답은 ‘차돌박이’다.

‘박이’ ‘배기’ ‘바기’ 가운데 ‘바기’는 표준어가 아니다. 또 ‘박이’와 ‘배기’는 모두 표준어이지만 의미가 전혀 달라 구분해 써야 한다.

무엇이 박혀 있는 것을 나타내는 말은 ‘박이’이다. 오이의 허리를 서너 갈래로 갈라 속에 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섞은 소를 박아 넣어 담근 김치가 ‘오이소박이’다. 얼굴이나 몸에 큰 점이 있는 사람이나 짐승은 ‘점박이’, 양쪽 눈 위에 흰 점이 있어 눈이 넷으로 보이는 개는 ‘네눈박이’, 장승감으로 박아서 세워 두는 물건은 ‘장승박이’라 한다. 이처럼 ‘박다’의 의미가 살아 있는 경우에 ‘박이’를 붙인다.

하지만 ‘배기’는 ‘그 나이를 먹은 아이’(한 살배기, 두 살배기)나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런 물건’(공짜배기, 대짜배기, 진짜배기)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쓰인다. 또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도 사용된다.

‘나이배기’(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알배기’(알이 들어 배가 부른 생선)와 같은 게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