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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혜 수필집-푸른 얼룩

테오리아2 2016. 6.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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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화, 김근혜 푸른 얼룩, 둥둥.”

 

 

김근혜 작가의 첫 수필집 푸른 얼룩은 수필의 문학적 형상화와 개성을 잘 살려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40여 편의 글은 깊은 사유와 주제의식이 뚜렷하고 인간애와 감동이 물씬 묻어나는 작품이다. 주관적인 시선에 머물지 않고 나 밖의 세상까지 아우르는 시선이 따뜻하다.

 

작가의 수필적 퍼소나(persona)는 섬세하면서도 강하다. 이야깃거리로 흘러버릴 수 있는 단순한 소제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맛깔스러운 옷을 입혀 재구성했다.

본문 꽃구경은 음악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사색이 어우러져 봄날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이 시선을 끌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말하기 위해 취한 작가의 독특한 서술 방식이다. 장면 전환이나 마무리, 혹은 시작을 알리는 여흥구,‘, 봄봄, 둥둥의 삽입으로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의 눈길을 유도하고 있다.

 

여흥구의 구성 또한 제목에 걸맞게 를 넣고 봄봄이 보여주는 계절적 배경 그리고 분위기를 어우르는 둥둥을 배열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봄기운이 물씬남과 동시에 음운학적으로도 모음의 배치와 목청소리, 입술소리, 울림소리를 절묘하게 배치하여 그 자체가 하나의 리듬을 만들고 있다.”(한명수, 수필평론가) 그야말로 꽃구경은 어화 봄봄, 둥둥이다. 읽는 동안 어깨춤이 절로 났다.

 

청마열차에서 인생의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힘든 여정입니다. 미리 표를 준비한 사람들은 일등석에 편안히 앉아 가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삼등석이나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간다.”고 얘기한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준비한 사람들의 삶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작가는 안다. 그래서 작가도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으려고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는 명구를 잡고 달려갔는지 모른다.

 

겨우 몇 정거장 가고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신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희망이라는 보물을 숨겨두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련을 이기고 끝까지 가는 사람들은 보물을 찾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비교하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드라도 꾸준히 간다면 종착역까지 거뜬히 갈 수 있다고 이 책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어쩌면 작가 자신이 살아온 삶의 태도일 것이다.

 

책을 내며서문에도 자신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을 꿈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것은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굳은 의지의 표명이다. 힘이 들 땐 고까짓 것하는 깡으로 버텼다고 하니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푸른 얼룩은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는 책이다.

 

본문 중에서 성벽은 견고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소리를 마음으로 들으려고 귀를 다스렸을까. 흩어지는 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기까지 시간은 끝없이 태어나고 죽었을 것이다. 새소리, 바람 소리, 달빛 스치는 소리에도 목청을 돋우고 서로 잘났다고 제각각의 소리를 냈다면 울타리가 되진 못했을 것이다.” 내가 내는 소리, 가족이 내는 소리, 이웃이 내는 소리를 우리는 듣지 못하고 그 소리는 끝없이 태어나고 죽어간다. 나 아닌 누군가가 내는 소리에도 마음의 귀를 열면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깊은 울림이다.

 

수필집 푸른 얼룩은 유년의 아픔을 승화한 글이다. 글에서 묵은 때가 많은 빨래는 삶아도 본래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듯이 내 유년이 되돌릴 수 없는 얼룩으로 증명서처럼 남은것으로 표현했다. 김근혜 작가는 얼룩을 숨기지 않고 진솔하게 다 벗었다. 그 얼룩은 포장해도 무늬가 남는 것처럼 상처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악기는 아름다운 소리를 낼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수필은 진정성의 문학이다. 기타가 피아노 소리를 흉내 낸다고 해서 피아노가 될 수 없듯이 작가도 제소리를 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작가는 옹이에 수필이라는 새살을 채웠다. 얼룩은 흠집이 아니고 또 다른 세계로 나가는 디딤돌이었다고 회고한다.

 

작가는 세상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삶의 추출물로 한 채의 집을 지었다 그 집이 푸른 얼룩이다. 이 집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해 본다.

 

어화, 김근혜 푸른 얼룩,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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