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햇살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바이올렛 화분에 골고루 비칩니다. 봄맞이로 뭘 들여놓을까 고민하는 제게 화원에서 바이올렛을 추천해주었습니다. 물을 자주 줄 필요가 없고 생명력이 강하다면서요. 저처럼 게으른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싶어 색깔별로 담아 왔습니다. 주인은 마치 큰 기밀이라도 발설하는 양 속닥였지요. “잎사귀를 떼어서 흙에 꽂아두기만 하면 번식이 돼요.” 속는 셈 치고 두툼한 잎 다섯 장을 골라 빈 화분에 꽂았습니다. 보름이 지나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요. 화원의 말과 달리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기르는 사람이 두어 번 물 준 것 말고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저 미물도 알아챘을 테지요. 식물도 사랑을 주면 꽃과 열매를 더 튼실하게 맺는다잖아요. 볕이 따가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