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지/김근혜
짝지 가진 것이 없어도, 맨발로 땅을 디디고 살아도,짝지와 함께하는 것이 기쁨입니다 거울이 없어서 내 모습 알 길 없어도거울이 되어 주는 짝지가 있어서 나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둘 사이를 지탱하게 하는 힘은 돈이 아니고, 집이 아니고, 신발도 아닌 서로가 아껴 주는 따뜻한 마음이랍니다 힘들거나 아플 때는 달려와 주고, 언제든지 속마음을 터놓고얘기할 수 있는 짝지가 있다는 것이 내 삶의 자랑입니다 우리는 아직 소유가 무엇인지 모릅니다알몸을 가릴 수 있는 낡은 옷 한 벌이라도 감사히 여기고,몸이 건강한 것을 축복으로 여깁니다 그러니 가진 게 없어도 부럽지 않고, 욕심 부릴 이유가 없습니다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습니다마음 그릇에 담긴 예쁜 짝지 얼굴과 둥근 마음, 그거 하나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