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그의 글방은 요새나 성城과 같은 곳이다. 그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그만의 성역이며 신성불가침의 성소聖所이기도 하다. 그곳은 혼돈의 세계를 문자로 평정하려는 지난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시대가 되면서 작가는 자신을 그 글방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있다. 노트북이라는 휴대용 컴퓨터로 어디서나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카페나 열린 공간에서 나지막하게 들리는 대화나 음악 소리는 오히려 두뇌 활동에 자극을 준다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돈’과 ‘그녀의 방’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일세기가 지난 지금 그 언설은 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에든버러의 로얄 마일즈에는 조앤 롤링이 『해리포터』를 썼다는 카페가 있다. 아이가 딸린 이혼녀로서 생활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