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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졌다 작아지다. / 권현옥
조그만 공간에 들어가 있으면 좋았다. 어머니 자궁 안에서 그 취향이 굳어졌는지
꼬맹이 때는 작은 공간 안에서 실컷 놀았다. 다락이나 옷장 안, 이불 속, 벽돌 공장에서의 벽돌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 책상아래, 마루 밑....
그러다 세상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은 것이 답답해졌다.
방도 컸으면, 거실도 컸으면 , 차도 컸으면, 자식도 컸으면, 남편도 컸으면, 눈도 코도 입도 컸으면, 나에 대한 관심도 컸으면 하다가 세상은 가짜로 큰 것들이 많음을 또 알았다. 마이크, 확대경, 빚, 욕심, 인기, 거품......
겨우 깨달을 즈음 큰 세상은 줄어 들고 동네, 방, 병실, 그리고 한 평 땅, 그것도 크다고 더 줄인다. 작은 항아리. 자궁안 그만큼 공간.
출처 : 동목수필사랑방★
글쓴이 : 조현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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