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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삶/신달자

테오리아2 2014. 9. 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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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신달자-


1
풀기는 풀어야지

끝도 없이 뒤엉킨
실꾸러미
늘어나는 매듭

이빨로 뚝 끊어서
버릴 수 없구나 그대여

어디랄 것도 없이
막막하게
세상사는 엉키기만 하는데

한숨으로도
흥으로도
풀려지지 않는

이 배반의 미궁을
통째로 버릴 수는 없구나 그대여

2
하나를 풀면
하나가 엉킨다

빛도 그늘도
아득한 층계
의문의 첫 계단
더듬어 오르면

엉키지도 못하면서
엉키기만 하는

사랑과 미움의
앓는 뿌리 보인다

너는 너의 집으로
나는 나의 집으로
풀리면서
우리는 다시 엉킨다

엇섞이며
거부하며
얽히며 얽히며 …

3
휘청거리며
어 엉킨다
살속 깊이
쑤욱 가시가 들어와도
앞만 보고 간다
꼿꼿하게 간다
뒤돌아 보면
더 엉킨다

출처 : 詩 동행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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