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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신달자-
한번쯤은 할켜서 앙칼진 여자의
성껄머리 보여 주고 싶었다.
가라 가라 몸 안에서 떠 밀려
드디어 손 끝에 다달아
세상 앞에 드러난
세상을 향한 나의 저항
그러나 체질적으로
저항은 조금만 길어도 불편해
가위를 들여 대 잘라 버린다.
그것도 잘 다듬으면
날카로운 펜촉으로 도약
몸 안에 오래 고인 진한 울화 배어나
이 세상 어느 벽보판에 붉은 글씨 하나
남길 수 있거나
중심없이 흔들리는 세상을 겨냥한
화살촉으로 키워도 좋으련만
시원하게 입 한 번 떼지 못하고
묵묵히 고요히 목이 잘린다.
콕 찍어 피 한 번 내지 못하고
으윽하고 소리 한 번 치지 못한 채
유순한 침묵으로 굳어 잘리고 마는
그러나 미지의 세상을 향해
멈추지 않고 자라나는
여자의 숨은 반란.
출처 : 詩 동행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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