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등 푸른 여자/신달자-
바다를 건너왔지
바다에서 바다로 청남빛 갈매속살에 짓이겨지면서
그 푸른 광야를 헤엄쳐 왔지
허연 이빨 앙다문 파도가 아주 내 등에서 살고 있었어
성깔 사나운 바다였다
내 이빨 손톱 발톱을 다 바다에 풀어 주었다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는단단한 것을 버리고
바다와 몸 섞지 않으면 안 된다
유순하게 물을 따르기만 했는데 팔뚝 굵어진 여자
망망대해의 질긴 심줄이 등으로 시퍼렇게 몰렸다
드디어
암벽화처럼 푸른 지도가 내 등 위에 그려지고 말았어
배 등에 세상의 바다가 다 올려져 있더군
몇 만 겹줄을 벗겨내도 꼼짝 않는 바다
바다를 건너와서도 내려지지 않았다
시퍼렇게 시퍼렇게 바다를 걷어내어
지상의 돛으로나 우뚝 세우고 싶은
내 몸에 파고 든 저 진초록 문신.
출처 : 詩 동행
글쓴이 : yanggo 원글보기
메모 :
'그룹명 > 시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뒷산/신달자 (0) | 2014.09.09 |
---|---|
[스크랩] 미모사/신달자 (0) | 2014.09.09 |
[스크랩] 너의 이름을 부르면/신달자 (0) | 2014.09.09 |
[스크랩] 삶/신달자 (0) | 2014.09.09 |
[스크랩] 봄 눈/정호승(정호승 시인 소개) (0) | 2014.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