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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 오피니언-해바라기

테오리아2 2014. 8. 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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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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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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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바라기는 국화과 한해살이풀로 꽃말은 기다림이다.
해바라기는 이름 그대로 해를 보며 자라는 꽃이다. 오직 태양만을 향하기 때문에 향일화(向日花)로 불리는 충성스런 꽃이다. 그래서 해바라기는 태양을 그처럼 닮아 버렸는지 모른다. 어린이들은 해바라기를 사람의 얼굴처럼 여기기도 한다. 예전에는 학교 구석진 곳에 화장실이 있었다. 둘레에는 해바라기도 심었다. 그 시절 어린이가 쓴 동시가 생각난다.
 
 
 
“오줌이 누고 싶어서/ 변소에 갔더니/ 해바라기가/ 내 자지를 볼라고 한다. / 나는 안 비에(보여) 줬다.”(이재흠·청천초등 3년) 



해바라기 꽃에 담긴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용왕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언니 그리디와 동생 우고시아였다. 이들은 해가진 후부터 동트기 전까지만 연못가에서 놀도록 허락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노는데 정신이 팔려 해가 뜨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태양의 신 아폴론이 황금 마차를 타고 찬란한 빛을 내며 동쪽 하늘에서 서쪽 하늘로 향하는 황홀한 광경을 보았다. 태양의 신 아폴론도 두 자매를 발견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두 자매는 처음 보는 아폴론의 모습과 미소에 넋을 잃고 말았다.

둘 다 사랑에 빠지자 아폴론의 사랑을 독차지 하기 위해 언니는 아버지께 동생이 해가 뜬 이후에도 연못에서 놀았다고 일렀다. 용왕은 동생을 감옥에 가두었다. 아폴론은 그녀의 고약한 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사랑에 빠진 언니 그리디는 아폴론의 사랑을 얻기 위해 종일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해가 뜨는 동쪽에서 해가지는 서쪽으로 잠시도 한 눈 팔지 않고 아홉 날, 아홉 밤을 보냈다. 먹지 못해 기력이 떨어지고 목소리도 모깃소리처럼 작아졌다. 그러다가 그리디는 그만 발이 땅에 뿌리 박힌 채 한 포기 해바라기꽃이 되고 말았다. 

김한성<수필가·전 청천초등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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