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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 발굴…생명 부여하는 기회됐다” -김근혜

테오리아2 2014. 7. 2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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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 발굴…생명 부여하는 기회됐다”
에필로그 또는 프롤로그
2014.07.21 01:00 twitter트위터 facebook페이스북 me2day미투데이 요즘요즘

19일 대구일보 회의실에서 지난 2012년부터 본지가 기획해 연재한  ‘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 필진들이 경북의 문화재를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서는 경북 문화유산에 대한 다양한 활용방안이 쏟아져 나왔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19일 대구일보 회의실에서 지난 2012년부터 본지가 기획해 연재한 ‘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 필진들이 경북의 문화재를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서는 경북 문화유산에 대한 다양한 활용방안이 쏟아져 나왔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2년3개월 전 봄, 이문기 경북대 역사교육과 교수의 포항 냉수리-중성리 신라비를 시작으로 지난 3일 한국 최초 천주교 수덕자 홍유한 선생의 신앙 여정을 끝으로 ‘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는 100회차를 맞이했습니다.
문화재를 스토리텔링화해 관광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돼 시작된 연재는 횟수가 계속되는 동안 경북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경북의 혼’을 찾는데도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경북은 국내 문화재의 20% 이상을 보유한 문화재의 보고입니다. 유ㆍ불ㆍ선 3대문화권이 집합된 한국 문화의 본향 이기도합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경북지역의 문화재는 역사와 이야기를 쏟아져 냈고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현세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100회차는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회당 25장을 평균 원고분량으로 잡으면 총 2천5백장, 50만자의 원고에 경북의 문화재가 녹아난 셈입니다.
연재를 위해 대상지를 섭외하고, 기사 작성에 참여한 필진들은 적게는 1편, 많게는 한 사람이 10여편까지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담당 데스크와 전담 편집기자, 사진부까지 가세한 기획회의가 매주 열렸습니다.
신문 게재 횟수는 100회를 맞이했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경북의 문화재와 소개를 필요로 하는 문화재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문화재의 가치와 효율적인 관리를 통한 관광자원화에 대한 논의는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살을 붙여 이야기를 만들어 일반에 전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에 대구일보는 2년3개월간의 연재를 바탕으로 19일 대구일보 회의실에서 필진들이 모여‘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 에필로그 또는 프롤로그’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하며 긴 잠에서 깨어난 경북의 문화재에 대한 관광자원화 방안을 위해 좌담회에 참석한 이들의 취재과정과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소개합니다.


 

◆김정식 담나누미스토리텔링연구 원장

김정식 담나누미 스토리텔링연구원장
김정식 담나누미 스토리텔링연구원장

 

‘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는 지방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지만 이야기화 되지 않아 지역민에게 미숙하고, 나아가 지역 행정 마케팅자료로 활용하지 못한 채 사장 또는 박제화돼 있는 대상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고 바라보게 하는 재발견 또는 생명 부여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현장 취재를 통해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문화재 또는 문화유산의 가치가 있는 소재 발굴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천의 시총, 청도의 살고파 마을과 새마을 공원, 영천의 장수도 역참과 비림, 군위 위천과 칠탄숙, 문경의 현리마을의 서낭신, 영주의 성혈사 나한전 문양, 예천의 사도세자 태실 등은 참신한 소재 발굴로 독자와 함께했습니다.
문화재를 소재로 하는 스토리텔링은 사실(fact)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형식입니다. 다시 말해서 faction 접근방식이 요구되었고 이를 향토사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는 보다 필자의 보다 그럴듯한(?) 상상력의 동원과 지방민들의 구전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또한 작품을 구성하고 전개하기 위해 가슴으로 느끼고 발품을 팔아 문장으로 완성해야 했습니다.
가슴은 필자의 세계관과 상상력 그리고 소박하고 하찮은 향토 문화를 바라보는 감정과 미적 센스라고 말 할 수 있는 반면에서 발품은 어디까지나 현장을 직접 밟아 보고 찾아보고 지역민들과의 대화하고 심지어 밤을 새우면서 현장 상황에 몰입시켜야 했습니다.
영천의 시총이나 바람의 가객(노계 박인노의 이야기)을 완성하기 위해 무덤에서 밤을 새우고 문중 어른을 만나 숨은 이야기와 족보를 빌려 탐독하기도 했습니다.
영주의 성혈사 문양과 칠곡군 매원리 참봉댁 연재를 위해 세 번씩이나 방문하고 당시 상황을 상상력으로 동원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문기 경북대 역사교육과 교수

이문기 경북대 역사교육과 교수
이문기 경북대 역사교육과 교수


경북지역 문화재에 대한 지정과 보존, 보호를 위해 구성된 경북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대구일보에서 기획한 ‘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를 통해 경북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면을 발견했습니다.
경북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 자칫 문화재에 대해 일반의 홀대를 받고 있지는 않나 하는 점도 현장 취재를 통한 느낌입니다.
이미 지정된 문화재는 너무나 많은 재정 투입이 현실이고 지정을 받지 않은 숨은 문화재는 자칫 방치로 인해 훼손이 우려되고 있었습니다. 다시말해 문화재에 대한 지정 여부에 따라 재정투입이 양극화돼 이에 따른 개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광역ㆍ일선 지자체의 합심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지역의 문화재를 앞세우기 위한 노력보다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라도 역사적 가치가 있다면 지역 이기주의를 뛰어넘어 보호육성해야 합니다.
지역별로 산재한 문화재에 대한 보호도 중요하지만 지역을 넘어 문화재에 대한 지역과 지역의 연결고리를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천 완산동 고분군 앞에서 금강산성과 인접한 경주와의 교통로를 따라 당시의 생활 등에 대한 발굴에 나서 지역 간 문화재의 벨트화가 필요합니다. 지역 간 문화재벨트화는 관광객이 스쳐가는 문화탐방이 아니라 머물게 해 관광산업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권순진 시인

권순진 시인
권순진 시인

 

경북의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의 산업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연재는 지역민은 물론 문학인들에게 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일 꿰어 준 계기였습니다.
21세기는 문화적 감수성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상상력과 감성이 중시되는 감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스토리텔링은 기업 및 상품 브랜드 마케팅, 전통시장 활성화, 지역 특산물(농산물) 마케팅, 교육 및 의료산업 등 전 영역에 거쳐 활용되고 있습니다.
문화재는 해마다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지정문화재 숫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만 재정투입의 불균형으로 방치되는 문화유산도 있어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연재를 문화재에 중심을 두다 보니 우리들 삶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산들을 간과된 느낌도 있습니다. 다시말해 문화재와 등록문화재에 한정을 둘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개념의 문화유산이라는 차원으로 포괄적인 접근이 요구됩니다.

 

◆김근혜 대구행복의전화 소장

이미영 수필가
이미영 수필가

 

360여 년의 역사를 안고 있는 포항 오덕리 덕동마을은 전체가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통적인 가옥과 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고 자연환경이 빼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경주의 양동마을은 잘 알려져 있는데 비해 포항 오덕리 마을은 전체가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그리 알려진 편이 아니어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에 대한 접근도 필요합니다.
마을전체가 문화재로 조성돼 있고 경관까지 빼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역사와 문화가 잘 어우러진 이곳은 교육의 현장으로 많은 문화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곳만 집중조명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문화유산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지만 이정표가 없는 곳이 많아 찾기가 힘든 곳이 많습니다. 이정표가 있어 가더라도 어느 지점에 가면 이정표가 나오질 않아 길을 헤매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제일 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문화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객들의 편리와 홍보를 위해서는 이정표를 적재적소에 붙이는 작업이 우선 필요합니다.
여행객 20명 이상에 한 사람의 문화해설사로는 문화재를 알리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문화해설사 배출이 시급합니다.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순수한 산경(자연경관)이나 산업분야와 다문화, 나라사랑 등도 충분히 스토리텔링의 대상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야의 소재를 이야기화 하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소재에 생명감의 부여는 물론 소재와 독자간의 틈새를 좁히고 소재를 통항 삶의 아이디어를 얻어낼 수 있는 기회발견이 될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의 가치와 활용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무척 제고된 느낌입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우리와 친교가능한 외국지역 특히 동남아 등지의 주제있는 이야기를 발굴, 우리의 산업이나 관광, 취미문화 활동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것은 단순 현지 르포와 다른 차원의 이야기접근 기법이 요구됩니다. 전자가 단순 표피적이고 가시적이라면 후자는 사람살이의 내면 감정을 엿보게 하는 것이고 민족학적인 접근이라 차이가 큽니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차후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미영 수필가

김근혜 대구행복의전화 소장
김근혜 대구행복의전화 소장


‘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의 종류는 유교, 불교 건축에서 가톨릭 성당까지, 가옥에서 탑까지 다양했습니다. 문화재의 소재지도 한곳에 편중되지 않고 경북 곳곳에 고루 분포했습니다. 다양한 필진만큼이나 매회 필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글도 훌륭했습니다.
경북의 문화재를 알리는 기사는 통일성은 추후에 보완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불교 문화재 중 불화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것 같습니다. 해외 옥션에서 한국 미술품 중 고려불화는 가장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고려불화가 어떻게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이를 알리는 차원에서 불화에 대한 고증과 연재도 경북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한 방법이겠습니다.
경북에 산재한 폐사지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황룡사지가 연재됐지만 그 곳은 폐사지라 하기에는 너무 화려한 곳입니다. 숨은 명소 탐방으로 지역을 살리는 프로그램도 필요한것 같습니다.
한적한 문화재를 소개한다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근처 먹거리를 알리는 방법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당 선전이 아니라 지역음식 맛보기를 알리면 문화재와 함께 낙후된 지역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리=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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