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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뜬 감자에는 푸른 독이 있다
이미 하늘을 보아 버렸으니
온 몸에 시퍼런 독이 시작됐으니
아무도 먹을 수 없는 몸 되었으니
거름 받아 잘 썩은 흙을 다오
핏줄 속에 사나운 어둠을 길들여
하얗게 꽃 피울 하늘을 다오
눈을 뚫고 나온 푸르고 둥근 힘이
세상의 허기를 채울 수 있다면
뜬 채로 두 눈을 묻어도 좋아라
무딘 칼로 눈을 도려내며
손바닥에 묻은 감자의 흰 피
내게 언제 감자눈 같은 꿈 있었나
흙으로 덮어 주어야 꽃이 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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