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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인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

테오리아2 2014. 11. 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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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

1위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공동 1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의 가사가 시인들이 추천하는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에 뽑혔다.

 

카카오뮤직과 문학과지성사는 지난 1~8일 김소연 성기완 이민하 이우성 등 시인 14명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노랫말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카카오뮤직과 문학과지성사는 시인들에게 2000년 이후 발표된 노래 중 노랫말이 아름다운 노래 5곡씩을 추천하게 했다.

 

시인들이 뽑은 노랫말이 아름다운 노래 7에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김광진의 편지’, 루시드폴의 물이 되는 꿈’,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브로콜리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가 뽑혔다. ‘바람이 분다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는 가장 많이 중복 선택돼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민하 시인은 바람이 분다의 노랫에 대해 사소한 노랫말에서 오는 감동은 그것이 몸의 언어일 때 가능하다. 언어의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은 것도 정교한 감성 덕분이라며 깊고 서늘한 무채색의 읊조림이 보편적인 공감을 절묘하게 빚어냈다고 평했다.

 

시인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뮤지션은 루시드폴이었다. 6명이 '나의 하류를 지나' '물이 되는 꿈' 등 루시드폴의 노래를 꼽았다. 이우성 시인은 물이 되는 꿈의 노랫말에 대해 루시드폴은 힘 빼고 쓴 가사가 더 좋은 것 같다. 많은 말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순하고, 반복되며, 이미지가 굉장히 적다. 그래서 확장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현 시인은 쓰여 있지 않은 말로 더 많은 걸 들려주는 노래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밖에 뮤지션이기도 한 성기완 시인은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의 가사에 대해 얌전한 십대라고 해서 반항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은 달달한 모던락 속에 숨겨진 반항적 에너지를 서정성을 잃지 않은 채 잘 들려준다. ‘다른 누구를 생각했었다는 반전은 이미 배신감을 몸에 익힌 조숙한 아이의 못됨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소라의 노래 바람이 분다의 가사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요조의 노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의 가사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닿지 않는 천장에 손을 뻗어보았지

별을

진짜 별을 손으로 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너의 앞에 한 쪽만 무릎꿇고

저 멀고 먼 하늘의 끝 빛나는 작은 별

너에게 줄게

다녀올게

말할수 있을 텐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볼 수 없는 것을 보려 눈을 감아보았지

어딘가 정말로

영원이라는 정류장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럼 뭔가 잔뜩 들어있는 배낭과

시들지 않는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우리 영원까지

함께 가자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출처 : 대구MBC [이상렬의 수필창작]
글쓴이 : 박시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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