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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글쓰기가 안될 때 읽을 책)

테오리아2 2014. 3. 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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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안될 때 읽을 만한 책1

 

이상렬

 

 

 글쓰기만 좋아하고 책읽기를 싫어하는 자는 거의 없다. 읽기와 쓰기는 사이좋은 짝이다. 누구나 읽기에서 출발해 쓰기에 이른다. 책을 누비다가 글을 쓸 바탕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명심하라. 읽기와 쓰기, 쓰기와 읽기는 짝이다. 그래서 중국 송나라의 구양수는 글을 잘 쓰려면 무릇 ‘다독, 다작, 다상량’ 하라 했다. 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 글쓰기의 왕도는 없다. 글을 잘 쓰려면 책부터 손에 들어야 한다는 말은 진리다. 잘 쓰기 위해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자.

 글쓰기가 잘 안 될때,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글을 잘 쓰게 하는 책이 아니다. 마음의 동기를 불러 일으키는 책이다. 가슴을 뜨겁게 하는 책이다. 글쓰기, 문학, 더 나아가서 '인생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 가 무엇인지를 자각하게 한다. 맨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무엇인가를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게 될 것이다.   

 

 

 

 

고(), 장영희 교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 이다. 많은 사람들은 다 알만한 유명한 문학작품 한편 한편을 쉽게 소개하면서 저자 ‘장영희’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은 부담없는 에세이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읽어갈수록 오히려 간단하게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게 된다. 그것은 독자를 깊은 묵상의 세계로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미처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그녀를 통해서 더 깊이 깨닫게 되고 줄을 긋게 되고, 그가 소개한 많은 인물들과 동일시가 되고, 또 그 안에서 묘한 카트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 저자 장영희와의 눈 앞에서의 ‘교감’ 이 이루어진다.
 그녀는,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두 팔 뿐인 장애자다. 참으로 가슴 아픈 것은 몇 년 전,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 장영희’ 가 암과의 사투끝에  결국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저자의 부재를 느끼면서 페이지를 넘긴다는 것, 마치 그녀의 마지막 숨소리를 듣고 있는 것 처럼 읽는 내내 힘겨웠다.

 


다음은 그녀의 글이다.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슬퍼도, 또는 상처 받아도 서로를 위로하며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추구할 줄 알기 때문이다. 뒤돌아 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넘어지기를 수십 번, 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에 좀 더 자주 넘어졌고, 그래서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이미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히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마다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난 확신한다.

살아있음’ 의 축복을 생각하면 한없이 착해지면서 이 세상 모든 사람, 모든 것을 포용하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 벅차다. 그러고 보니 내 병은 더욱더 선한 사람으로 태어나라는 경고인지도 모른다.

 

 문득 내 발바닥의 땅을 내 힘으로 딛고 서 있다는 것에 미안함을 느낀다. 직립인간으로서 직립으로 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워서 보는 하늘이 아니라 서서 보는 하늘은 얼마나 더 화려한지... 가냘픈 몸을 가지고 이토록 치열하게, 강력하게 산 그를 축복한다.


 

저자가 소개한 ‘에밀리 디킨슨’의 시다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

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주고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

다시 둥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내 헛되이 사는 것이 아니리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이 책을 몇 번이고 더 읽고 싶다. 봄의 한 가운데서, 어쩌면 삶에 지친 당신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처 : 이상렬의 선물
글쓴이 : 선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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