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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니콜라스 기옌
- 시집 송고로 꼬송고(Sóngoro Cosongo)에서
번역 구광렬
자, 이제 도착했어
숲으로부터 습한 언어가 새나오고
힘찬 태양은 우리 혈관에서 떠오르네
그리고 우리 강한 주먹엔 노가 쥐여있다네
깊은 눈망울엔 거대한 야자수들이 잠들고
탄성은 처녀의 금방울처럼 새나오네
단단하고 넓은 우리네 발은
좁고 황폐한 버려진 길 위에 먼지들을 일으키네
우린 이 물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잘 알고 있으며
붉은 하늘아래 우리 카누들을 밀어주니 또 그 물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네
우리네 노래는 영혼의 피부아래 근육 같다네
우린 아침에 연기를, 밤에는 불을
야만의 가죽에 제격인 달 조각 같은 칼을 지니고 왔으며;
진흙에 뒹굴 악어들을
우리의 열망을 쏠 화살들을
열대정글용 혁대와 깨끗한 영혼을
그리고 무엇보다 아메리카의 얼굴에
개성 있는 프로필을 가져 왔다네……
어이, 친구들 우리 여기 왔다네!
도시는 야생벌의 벌집처럼
야들야들한 궁궐들로 우릴 기다리고;
집들은 창문을 통해 무서운 눈들로 우릴 바라보고
거리는 비가 오지 않을 때의 강처럼 말라있고……
그래,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우리에게 우유와 꿀을 줄 것이고
푸른 잎으로 왕관을 씌워줄 것이네
어이, 친구들 우리 여기 왔다네!
태양아래 땀을 흘리는 우리의 발은
피정복자들의 땀에 젖은 얼굴들을 대변할 것이고
별들이 우리 불꽃의 끝자락을 태울 땐
우리네 웃음, 강 위에서, 새의 날개위에서
꼬박 밤을 지샐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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