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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동 겨울 판화
고성동 삼겹살 집 불판 위에서
뒤집으면 금세 돌아누울 것 같은 내 삶이
뒤집어도 뒤집어도 바로 눕지 않는다
들쑤실수록 차갑던 변두리의 기억이 뜨겁게 타오른다
그대는 내 몸에 불덩이를 놓고
심심한 삶이 싱겁다며 굵은 소금을 뿌리고 떠났다
꾸물한 날엔 더욱더 욱신거리며 올라오는 신경통
육질 좋은 삼겹살만 골라 쌈을 싸지만
목구멍 타고 넘어가다 연소하지 못한 그리움 가끔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을
불에 덴 화상이 화끈거려
나는 질긴 인연의 끈을 자르듯 가위를 든다.
고성동 거리는 불판 위에서도 왜 이리 차가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