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곰보빵 곰보빵 <2012년 보훈문예 대전 수필 우수상/이상렬> 삶의 우연이 필연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우리네 세상 속에서 실낱같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만나게 될 사람, 영혼의 보석 같은 사람이 내 인생에 개입했다는 것은 신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물.. 그룹명/수필 방 2012.12.28
옹기와 돌 그리고 포도주-문형동 옹기와 포도주, 그리고 돌 문형동 나는 옹기를 좋아한다. 그것도 칠팔백 도에 구워진 그릇이 아니라 천삼백 도 이상의 고온에 구워진 옹기를―. 잘 구워진 옹기는 유약이 산화되어 숨을 쉬는 까닭이다. 숨을 쉰다는 건 생명을 지닌 거나 다름없다. 조심스럽게 두들기면 덩그렁 하는 울림..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신 교두가시-이윤희 신 교두각시 이윤희 많은 가재도구 중에서 가위는 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안 곳곳에서 식구마다 자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와 독립된 한 생명체로 살아가기 위해 몸의 일부인 탯줄을 자르는 것에서부터 가위와의 인연은 시작된다. 물론 옛날에는 가위 대신..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모자도-오덕렬 모자도(母子圖) / 오덕렬 노송 한 그루가 시원히 그늘을 치며 반기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면 마음은 벌써 고향집에 가 있고 어머니와의 대화는 시작된다. 찻길엣 시골길로 접어들어 싸목싸목 십여 분쯤 걸었다. 노송의 그늘 아래에는 침묵의 너럭바위가 있어 천년 세월을 함께 지켜 오고 ..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쇠별꽃-문주생 쇠별 꽃 문주생 입춘이 바로 엊그제,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았을 텐데 동네 화단의 풀꽃 들이 나를 반긴다. 지난겨울이 따뜻했던 탓인지 돌나물이며 붓꽃이며 국화 뿌리에서 새싹을 내밀고 있으나 한쪽에 있는 풀꽃들은 벌써 무리를 지어 뽐내고 있어 신비롭기만 하다. 가까이 다가서 ..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나무와 채송화-류인혜 나무와 채송화 류인혜 동설란 화분 귀퉁이에 풀 한 줄기가 올라왔다. 집안에 식물이 적어 푸른 잎이 귀하기에 내버려두었다. 그 가느다란 줄기 끝에 꽃이 한 송이 피었다. 가시 같은 잎이 눈에 익다 했더니 노랑색 채송화다. 며칠동안 집을 비운 후 돌아와서 화분에 물을 주며 살피다가 꽃..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거리의 스승들-법정 거리의 스승들 법정 오두막 둘레에는 5월 하순인 요즘에야 철쭉이 한창이다. 창호에 아련히 비쳐드는 분홍빛이 마치 밖에 꽃등이라도 밝혀 놓은 것 같다. 철쭉이 필 무렵이면 어김없이 검은 등 뻐꾸기가 찾아온다. 네 박자로 우는 그 새소리를 듣고 고랭지의 모란도 살며시 문을 연다. 야..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유년의 동화-임병식 유년의 동화 임병식 어느 분 글에서 의식은 연대순으로 떠오르지 않는다고 쓴 걸 읽은 적이 있다. 기억 속에서 회상되는 것이란 늘 보낸 세월의 시차보다는 받은 감동이나 충격의 크기에 따라 떠오르게 됨을 말하는 것일 게다. 어느 방송사에서 전생여행이란 프로를 내보내고 있는 것을 ..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판토마임-박선님 판토마임 / 박선님 플라타나스 거리를 걷는다. 희끗희끗한 등걸 위로 지독한 외로움이 물구나무 서 있다. 무성한 잎새들 사이사이로 혹독한 공허가 보인다. 표정 없는 플라타나스! 거리로 쏟아져 나온 무수한 사연 주렁주렁 달고서 안으로 안으로 잦아든다. 소슬한 가을 바람이 통째 흔들.. 그룹명/수필 방 2012.12.17
수막새의 미소 수막새의 미소 조수호 경주박물관에 얼굴 모습을 그린 수막새가 하나 있다. 신라시대 수막새의 기와나무는 대체로 연꽃이나 동물 혹은 천인이나 문자 등이 그려진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 수막새는 지금까지 발견된 막새 중, 유일하게 사람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뿐만 아.. 그룹명/수필 방 201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