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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소
플라타너스를 보았다
물구나무 선 나무 그림자
수몰된 달의 내력 . 그 오래된 기억을 깊고 있을까
바람이 호수를 밀어내면
분산된 시간들이 퀼트처럼 하나가 된다
한 번도 자신인 적 없던
숲에 가린 생을 떠올리며
풀라타너스, 알몸으로 그 바람을 다 맞고 서 있다
오래전, 품어온 달무리
바람의 힘으로 나무를 따라 흐른다
물결은 달의 힘을 신봉하지만
달은 소리를 만든 적 없기에
명상에 잠긴 나무 그 아래. 나도
회향廻向의 맘. 머리 숙여 가져보는 것이다
달은 어느새 나무 그림자 속에
나를 베끼고 있다
이령_경북 경주 출생. 격월간 시사사 신인문학상.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이사. 웹진시인광장 편집장
《시인보호구역 더해랑 vol.03》
출처 : 신춘문예공모나라
글쓴이 : copyzig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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