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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치도록 그리운 날은 또 편지를 쓰고

테오리아2 2013. 3. 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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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그리운 날은 또 편지를 쓰고

[그리움의 엽신 : 그 하나]

손경찬(전 경북도의원), uljintimes@empal.com

등록일: 2008-12-21 오후 4: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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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보!

당신을 생각하노라면 이제까지 표현은 못하였지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힘든 입장에서도 지아비 걱정으로 오히려 나에게 용기를 주며 자신은 꿋꿋하게 생활하는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오늘은 동짓날. 이 기나긴 밤에 내 사랑은 무엇을 생각하세요? 아직도 꿈같기도 하고 먼 나라 이야기 같기도 한 혼란 때문에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는가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공주님 먼 길 떠나려는 준비와 얼마간의 이별이 아쉬워 잠든 희주의 고운 얼굴이라도 보고 계시는지요.

속박의 일상 속에서도 상상은 자유로워서 당신을 떠 올리고 희주를 그리는 이 시간만큼은 다른 아무 생각 없이 상념 속에서라도 내 가족한테 충실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나는 이때가 가장 행복하니까요.

오늘은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요. 저녁식사를 하고 난 뒤에 하루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마음 편안히 가지려 시집을 꺼내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명시』란 책인데, 내노라 하는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이 있고 그 책갈피에는 내 스스로에게 위로받고 다짐두는 의욕과 진실과 사색의 손때가 함께 묻어 있지요.

먼저 김현승 시인의 <독신자>라는 시를 읽어 드릴께요.

나는 죽어서도
무덤밖에 있을 것이다
누구의 풀 안에도 고이지 않는
나는 지금도 알뜰한 제 몸 하나 없다
나의 그림자마저
내게서 가르자
그리하여 뉘우쳐 머리 숙인 한그루 나무같이
나의 문 밖에 세워두자
제단은 쌓지 말자
무형한 것은 나에게 자유롭고 더욱 선연한 것…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오면
나의 친구는 먼 하늘의 물 머금은 별들…

역시 시인들은 존경할 가치가 충분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독신자>에는 삶과 죽음의 초연함 속에서 고독을 내면으로 나타내고 있어 더욱 외로움이 돋보입니다.

사랑하는 여보!

가장 긴 시간의 오늘 밤 가운데 아직은 그래도 이른 시간이라 한편의 시를 더 읽어봅니다. 당신을 향하는 그리움으로 유치환시인의 <그리움>를 띄워 보냅니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이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아래 거리언 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센 오늘은 더욱더 그리워
진종일 헛된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냐

시인은 이 시에서 그리워 그리워도 못 볼 것 같아 가슴 미어지는 그리움을 노래했습니다. 이 시를 보다가 내가 바람 속에서 울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사랑하는 당신과 희주가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신을 그리워하고 못 견디어 미치도록 그리운 날은 또 편지를 쓰고, 당신의 편지로 읽고, 또 읽고… 그러면서 꽃피는 새봄이 오면 당신에게 달려갈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와 설레임이 있기에
 
▲ 손경찬 (전 경북도의원) 

나는 정말 행복합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여보!

우리가 약속한 것을 이행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시다. 그 첫째가 항상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거예요. 이제 우리들의 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꿋꿋함을 보여준 당신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불편하고 어두운 마음을 거두시고 동짓밤 오늘도 잘 주무세요.
그럼 꿈속에서 만납시다. 나의 알뜰한 사랑이여!

2006년 동짓날 기나긴 밤에

경주 남산자락에서, 당신의 남편이 씀.

 

 

© 울진타임즈

   16개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
16. 한해를 보내며.....
후루지아 (2009.01.08) |  추천:1  |  반대:0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고마워한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요.한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선한 마음으로.봉헌하며.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장.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이제또 살아야지요.해야할일들 곧 잘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해의 잘못을 뉘우치며.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올해도 밉지만.후회는 깊이 하지않으렵니다.....(좋은글주에서)
15. 고진감내
고석출 (2009.01.07) |  추천:1  |  반대:0
사랑하는 님을 저만치 두고도 만날수없고 볼수도 없는 그 애절한 심정. 어느 시인에 글을 인용하여 애닲프게 부르짖는 안타까운 울부짐 귀에 쟁쟁이 들리는듯하네요 고진감내 이별이 아품뒤에 상봉 의 기쁨은 더욱크겠지요 영원히 그정 변치마시고 행복하소서....
14. 열정
범어 (2009.01.03) |  추천:1  |  반대:0
동짓날 기나긴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듯이 님의 강한 열정으로 지역에 봉사할수 있는 삶을 살아주길 바라랍니다
13. 뭔가 보입니다
누야 (2008.12.27) |  추천:3  |  반대:1
올곧게 살아온 당신의 삶이 요즘 이 글을 읽으면서 새삼 느껴지는 듯 합니다. 사랑과 의리와 신의를 지킬 줄 아는 당신 ...당신이 세상을 이끄는 힘이요, 지도자입니다. 그 에너지는 가족 사랑으로 부터....
12. 형님같은 아우님!
서울 헹님 (2008.12.27) |  추천:2  |  반대:1
참으로 대단하오 이 추운 엄동설한에 당신의 글을 보고 있노라니, 그대의 애창곡 "어메여"를 들을때처럼 가슴이 저리고 애뜻하기만 하다오. 己丑年 새해부터는 좋은일만 있길바라며, 뜻한바 모두 이루어 지길 바라오.
11.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9988 하길 바란다..^^^
권태주 (2008.12.26) |  추천:3  |  반대:0
영원한 동반자 부인과 함께 약속한 것을 이행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합시다, 라고 사랑하는 부인에게주문한 부분 그 첫째가 항상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에 대하여 친구야 ! 나도 공감을 한단다.^^^ 이제는 편안한 마음 간직하고 님과 함께 9988할수 백년해로 하길 바란다.
10. 희망은 에너지다
별 (2008.12.25) |  추천:4  |  반대:1
기나긴 기다림이 그리움의 끝에 닿아 고통의 시간을 잊게 하였군요. 그것 역시 희망일겁니다. 혼자 부르던 노래가 함께 부르는 이중창이 될때의 기쁨, 세상은 모두 내것이 되는것이지요, 그래서 희망은 힘이 됩니다. 손의원님전에 희망 한아름 더 보냅니다. 건강하십시오.
9. 가슴에 큰 충격이 옵니다.
마마 (2008.12.24) |  추천:5  |  반대:0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한 글을 보며 정이 넘치시는 회장님을 뵙는 듯합니다. 그래서 마음 한 구석이 더 빈~~~듯한건가요~~
8. 마음을 움직이는 무기
애독자 (2008.12.23) |  추천:4  |  반대:0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글입니다. 닫힌 마음에 빗장을 열고 들어가 애간장을 흔들어 놓은 님의 사연.......그런 당신의 아내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변하지 않는 오랜 사랑으로 백년해로 하시길......
7. 행복하세요!!
금정산 (2008.12.23) |  추천:3  |  반대:1
님이 부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감동 받았습니다 오래 오래 마음 변치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16개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
6. 그리움의 완성
해운대갈매기 (2008.12.23) |  추천:4  |  반대:0
유치환의 그리움은 최근 조선일보에 연재된 한국인이 애송하는 시 100선에 뽑힌 작품입니다. 적절하게 인용 했네요. 사람이 살아가는데 일생은 그리움의 연속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 친구, 그리고 내가 믿는 그 무엇을 그리움으로 기다리는것의 연속 이지요. 그러다가 그 그리움이 만남이 되고 또 다른 그리움이 기다리게 되지요. 가족에 대한 부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표현 너무 감동적이네요. 새해 에도 건승 하시고 그 기다림의 끝을 완성 하시길 기원 합니다.
5. 가족은 힘이다
독자 (2008.12.22) |  추천:2  |  반대:1
가족은 그리움이고, 설래임이고 삶의 이유다.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가족을 생각하면 힘이나고,살아야 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긴다.그래서 가족은 삶의 에너지다. ....
4. 기다림은 희망이다
경주사람 (2008.12.22) |  추천:2  |  반대:0
언 땅 아래서도 시냇물은 끊임없이 흐른다. 그것은 희망이요,미래다. 중요한 건 지금이지만 기다림이 있기에 또 내일을 기대하는것......
3. 희망의 봄날을 위하여
고향후배 (2008.12.22) |  추천:3  |  반대:0
혹한 속에서도 따뜻함이 피어나는 것은 기다리는 봄날이 있기 때문이지요, 희망의 봄날을 위하여 화이팅 ....~~~~!! 선배님~~~
2. 오래 행복하세요~~
사랑하는 독자 (2008.12.22) |  추천:4  |  반대:0
꼭 두 해전의 동짓날 쓴 글이군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란 말이 생각이 납니다. 가정의 작을 일부터 충실해야 나라를 다스리는 큰 일을 할 수있다는 ......손의원님의 따뜻한 마음이 어디서 우러났는지를 알 수 있는것 같아요..온 가족 오래 오래 행복하세요.....^^*
1. 지역사랑이 끝없어라
지역사랑 (2008.12.21) |  추천:3  |  반대:0
손 전의원님! 마음에서 우러나는 글은 깊은 감명을 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출처 : 손경찬의가로등
글쓴이 : 일세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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