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시 방

바다 시모음 4

테오리아2 2016. 1. 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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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시 모음> 정연복의 '슬픔의 바다' 외  

+ 슬픔의 바다

기쁨이 강물이라면
슬픔은 바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기쁨은 끝내
슬픔에 안기는 것.

출렁이는 강물도
아름답지만

고요한 바다는
더욱 깊고 아름다워라.


+ 슬픔의 힘

기쁜 일이 생기면
마음이 들뜬다

세상이 밝아 보이고
인생살이가 쉽게 여겨진다.

슬픈 일이 생기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주변 세상이 회색으로 보이고
삶이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기쁨이 찾아오면
마음의 문이 스르르 열린다

남들에게 다정해지고
그냥 친절을 베풀고 싶어진다.

슬픔이 찾아오면
시선이 내면으로 향한다

바쁘게 살면서 잊고 있었던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기쁨도 힘있지만
슬픔은 훨씬 더 힘이 세다

슬픔의 시간 동안
삶의 뿌리가 튼튼해진다.


+ 조용한 슬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배가 잔뜩 부르면

별것 아니다
진절머리 난다.

세상 살아가는 게
즐거움과 웃음뿐이라면

오히려 그런 삶은
끔찍한 저주가 될 것이다.

밝은 햇빛 너머
외로운 달빛 있듯이

떠들썩한 웃음과 기쁨 뒤에
찾아오는 조용한 슬픔 있어

세상은 살아갈 만하고
인생살이의 멋도 행복도 있다.  


+ 슬픔 앞에서  

억수로 퍼붓는 비를
모두 막을 수는 없어도

작은 우산을 꼭
붙들고 있어야 하듯이

이따금 찾아오는 슬픔의
파도를 어쩔 수는 없어도

그 슬픔에 하염없이
젖어들지는 말자.

제아무리 슬픔이
기쁨의 엄마라고 하여도

슬픔에 맥없이
길들여지지는 말자.

도도히 밀려오는
슬픔의 파도 앞에서도

삶의 희망과 용기를 갖고
몸을 곧추세우자.


+ 슬픔의 강 너머

막힘 없이 슬슬
흐르는 물도

강을 지나지 않고서는
바다에 닿지 못한다

긴 강줄기의 끝까지
다 통과하고서야 비로소

바다와의 뜨거운
첫 입맞춤이 있는 거다.

지금 가슴속에
슬픔의 강물 흐르는 자여

한줄기 눈물쯤이야
펑펑 쏟아도 되겠지마는
  
깊은 슬픔 너머
더 깊은 기쁨의 바다 있음을

잠시도 한순간도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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