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시 방
- 시집 ‘검은 사자들’에서
테오리아2
2011. 12. 26. 19:28
728x90
- 시집 ‘검은 사자들’에서
번역 구광렬
지금 이 시간에
내 안데스의 사랑하는 동심초와
앵두 같은 리타는 뭘 하고 있을까
비잔티움은 날 질식시키고
내 몸속엔 풀어진 꼬냑 같은 피가
잠을 청하는데
하얀 오후에 속죄의 자세로 옷을 다리던
그녀의 손들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 비가,
내 삶의 의욕을 앗아가는 비가, 내리는데……
그녀의 플란넬 치마랑 무슨 상관일까
그녀의 열망, 그녀의 걸음새,
달콤한 사탕수수에 바친 노동.
문에 기대어 황혼 한 줄기를 바라보고 있겠지
마침내 떨며 ‘이런, 오늘은 정말 춥구나……’
한 마리 야생의 새도 울겠지, 기왓장 위에서